보스턴 마라톤..한국인 1명 부상 확인
지금까지 사망자가 3명으로 파악된 보스턴 마라톤 폭발사고 현장에서 당초 파악되지 않았던 한인 피해자가 확인됐다. 보스턴 주재 한국 총영사관은 16일 충남 천안의 모 대학 재학중인 한국인 안모씨(23·학생)가 폭탄 테러 현장 부근에 있다가 부상해 보스턴 시내 베스 이스라엘 병원에서 치료받고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보스턴에 어학연수중이었으며, 대회를 곁에서 보다 변을 당했다. 안씨는 관중석에서 대회를 보다 폭발시 파편에 맞아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병원으로 옮겨져 간단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영사관은 안씨가 다리, 무릎, 허벅지에 파편을 맞았으며 허벅지 뒤 살이 다소 팬 상태이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했다. 그는 주변인들의 우려에 대해 근황을 알리는 등 말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는 이들에게 “크게 걱정할 정도로 다친 것은 아니며, 주변의 걱정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면서 이름 알려지기를 거부했다. 그러나 안씨 외에 다른 한인들의 피해는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워싱턴 지역에서는 올해 참가자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LA 지역 마라톤 동호회인 이지러너스에서 회원 11명, 카트(KART)에서 7명, 동달모 1명, 사우스베이 1명 등 20명이 넘는 한인 마라토너와 서포터스들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LA 지역 참가자 가운데 폭탄이 터지기 2분전에 결승선을 통과한 이지러너스 클럽 소속 김혜선씨는 “레이스 막판에 맞바람이 심하게 불기에 그냥 걸어갈까 하다가 끝까지 뛰었는데 그 덕분에 결국 2분 차이로 목숨을 구하게 됐다”며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카트 회원 김수한씨는 “대회 시작 후 3시간 59분쯤 지나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리고 나서 잠시 후 ‘뻥’, ‘뻥’ 하는 소리가 들렸다”며 “단순한 교통사고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얼마 후 문자메시지가 와서 보니 폭탄이 터진 것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교통편이 끊겨 공항에 갈 수 없었다”며 “뉴욕으로 이동해 그곳에서 LA로 돌아가는 방법을 고려 중이다. 숙소에서 곧바로 여행사와 연락을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보스턴 시내 교통이 전면 통제되면서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편의 운행이 중단됐고 택시마저 현장 인근 운행이 불가능해진 탓에 한인들은 장시간 달린 뒤 추운 날씨에 또다시 숙소까지 수십 분을 걸어가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보스턴 폭발물 압력솥으로 만들어” 170여 명의 사상자를 낸 보스턴마라톤 폭발물은 압력솥으로 제조됐다고 이번 테러사건 조사에 관한 브리핑을 받은 관계자가 16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폭발물이 6ℓ 압력솥 안에 있었고 이는 금속 파견과 못, 볼베어링 등이 함께 담긴 검은 더플백에 담겨 마라톤 결승선 지상에 놓였다”고 밝혔다. 이런 압력솥 폭발물은 아프가니스탄과 인도, 네팔, 파키스탄 등에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의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5월 뉴욕 타임스스퀘어 테러 기도에서 사용된 3가지 폭발물 중 하나가 압력솥 폭발물이었다. 이 보고서는 “이런 폭발물이 용의주도하게 놓이면 공격 징후를 잘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타임스스퀘어 테러를 계획한 파키스탄 탈레반은 이날 자신들은 보스턴마라톤 테러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리처드 데스로리어스 FBI 보스턴 책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방대한 정보를 접수했다”며 “목격자들의 진술을 듣고 현장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테러 공격 배후를 색출하기 위해 지구 끝까지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빠 기다리다 8살 아들 숨져 보스턴 폭탄테러로 인한 안타까운 사연들이 줄을 잇고 있다. 16일 미국의 TV방송 등은 이번 테러로 사망한 3명중 한명인 8세 어린이 마틴 리차드의 사연을 전해 미국의 시청자들을 가슴 아프게 했다. 매사추세츠주 돌체스터에 사는 마틴은 전날 결승선 부근에서 엄마와 여동생 등 가족들과 마라톤에 출전한 아빠 빌 마틴을 기다리던 중 변을 당했다 마틴은 이날 오후 2시50분경 결승선을 통과한 아빠를 껴안아주려고 걸어나갔다가 다시 엄마에게 되돌아가던 순간, 터진 폭탄에 치명상을 입고 말았다. 근처에 있던 5살짜리 여동생도 이 폭발로 한쪽발을 잃었고 엄마는 머리를 다쳐 각각 병원에 후송됐다. 친구 응원하던 두 형제 다리 절단 엄청난 비보에 돌체스터 마을은 큰 슬픔에 빠졌다. 이웃인 베티 덜로리는 “마틴이 나무에 오르기를 좋아하는 아이였다”면서 비극을 안타까워했다. 돌체스터의 주민들은 15일 밤 타볼로 레스토랑에 모여 마틴과 그의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이었다. 매사추세츠주 웨이크필드의 리즈 노던은 두 아들이 발목 하나씩을 잃었다는 비보에 망연자실했다. 보스턴글로브에 따르면 노던은 이날 오후 둘째 아들(29)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엄마 내가 지금 너무 심하게 다쳤어요.” 병원에 달려간 노던은 둘째는 물론, 큰 아들(31)까지 각각 무릎 아래가 절단됐다는 사실을 알고 하늘이 무너지는듯한 충격에 휩싸였다. 친구를 응원하기 위해 나간 형제는 이번 사건으로 숨진 8살 꼬마 마틴의 주변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형제는 최근 실직을 한 상태여서 더욱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오바마, 닷새간 조기게양 지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16일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탄 테러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5일 동안 조기를 게양할 것을 지시했다. 그는 이날 포고령을 통해 “15일 매사추세츠 보스턴에서 발생한 무분별한 폭력행위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백악관 등 미국 영토 내에 있는 모든 공공건물과 군대, 기지, 해군함정 등의 성조기를 20일 해질 때까지 조기로 게양할 것을 명령한다”고 밝혔다. 외국의 대사관, 공사관, 영사관 건물과 군부대, 해군함정, 기지 등에서도 조기를 달아야 한다. ‘노예해방의 날’ 행사 DC도 초긴장 보스턴 마라톤 폭탄테러의 여파로 16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노예해방의 날’ 행사가 혹시나 있을지 모를 테러에 대비해 초긴장 상황에서 치러졌다. 워싱턴DC 시당국은 이날 거리 퍼레이드와 공연, 불꽃놀이 등 당초 예정된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백악관 인근 등 시내 곳곳에는 비밀경호국(SS) 요원과 경찰들이 순찰을 강화했다. 행사장 일대에 설치됐던 간이화장실은 폭탄이 설치될 우려가 제기되자 모두 철거되기도 했다. 수도권 주요 전철역과 암트랙역 일대에도 검문.검색이 대폭 강화됐다. 박, ‘보스턴 폭발사건’ 위로전 보내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140여명의 사상자를 낸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 폭발사건과 관련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위로전을 발송했다. 박 대통령은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인명의 희생을 수반한 폭발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화합과 우의로 가득했어야할 뜻깊은 날에 끔찍한 비극이 발생해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대통령과 미국 국민에게 마음으로부터의 조의를 전하며 귀한 인명이 희생된 것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 “참사로 인한 큰 비극 속에 우리는 미국 국민들과 함께 할 것이며 위로와 기도를 전해드린다”고 덧붙였다.